소개

사업

후원

2026.09.16
음악은 때로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까지 바꾼다. 하트-하트재단이 발달장애인과 음악으로 함께해온 지 20년, ‘Great Music Festival(GMF)’도 올해 10번째 무대를 맞는다. 오지철 하트-하트재단 회장에게 그 특별한 변화의 시간을 들었다.

2024년 주벨기에한국문화원 초청으로 벨기에 왕립음악원 무대에 오른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오는 9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특별한 음악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 ‘Great Music Festival(GMF)’다. 하트-하트재단이 주최하는 GMF는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국내 최대 규모의 발달장애인 음악축제다.
올해는 전국 예선에 참가한 36개 팀 가운데 국악예술단 ‘손울림’, 남산ART 오케스트라, 라온 트리오, 아비앙또, 지캡밴드, 하음오케스트라 등 6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부터 국악, 밴드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대상 수상팀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되며, 제9회 대상팀 그린앙상블과 가수 그윈 도라도의 축하공연도 펼쳐진다. 10주년을 맞아 특별 전시와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2017년 시작된 GMF에는 지금까지 326개 음악단체, 3313명의 발달장애인 연주자가 참가했으며 누적 관람객도 3만8000여 명에 이른다. 초기 수도권 중심이던 참가 지역은 대구와 울산, 부산, 제주 등 전국으로 확대됐고, 올해는 처음으로 제주 지역 연주단이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GMF가 지난 10년간 쌓아온 의미는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처음으로 관객 앞에 서본 무대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오랜 시간 갈고닦은 음악을 들려주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하트-하트재단 오지철 회장은 GMF를 경쟁을 위한 경연대회보다 연주자들이 함께 음악을 즐기고 서로를 격려하는 축제라고 설명한다.
“본선 무대에 올라온 팀들은 모두 상을 받아요. 그래서 우리는 ‘콩쿠르’가 아니라 ‘페스티벌’이라고 합니다.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연주자에게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거든요. 그들을 크게 격려하고 응원하고 축하해주는 무대인 거죠.”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함께 음악 하는 경험’이다.
“혼자 연주하는 것은 개인의 역량을 보여주는 일이지만 오케스트라나 앙상블은 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기다려야 하고, 내가 들어갈 순간을 맞춰야 하죠. 그 과정에서 소통하고 배려하고 인내하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악기를 배우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과 호흡하고 관계를 맺는 법을 익히는 것. GMF가 발달장애인 음악가들에게 만들어주고자 했던 무대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 10년의 경험이 GMF로
GMF의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2006년 창단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만나게 된다.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은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다.
시작은 신인숙 하트-하트재단 이사장의 아이디어였다. 가난과 장애, 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해오던 재단은 음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했고, 음악 활동이 쉽지 않은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발달장애인은 장애 특성상 악보와 지휘를 이해하고 오랜 시간 집중하며 합주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반복 훈련이 필요할 수 있다. 일반 연주자라면 한두 번의 합주로 무대에 오를 곡도 열 번, 스무 번, 때로는 서른 번씩 반복해 연습해야 한다. 한 명의 연주자가 성장하기까지 당사자의 노력은 물론 부모와 가족, 교사와 후원자의 오랜 인내와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오 회장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떠올리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10년 동안 쌓은 경험은 재단에 새로운 목표를 갖게 했다. 한 오케스트라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발달장애인이 음악을 경험하고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그 가능성을 전국으로 확산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었어요. 그런데 서울에 있는 우리 단원들만 이런 음악 활동을 누릴 것이 아니라 전국의 발달장애인들도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한 겁니다. 우리는 출전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어보자고 했죠.”
그 고민 끝에 2017년 GMF가 탄생했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통해 10년간 쌓아온 경험이 한 오케스트라의 울타리를 넘어 전국의 발달장애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무대로 확장된 것이다.

제9회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GMF)
SK이노베이션과 함께 만든 10년의 ‘아름다운 동행’
GMF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SK이노베이션이다. 재단이 전국의 발달장애 음악단체를 위한 축제를 구상한 뒤 여러 기업에 후원을 제안했고,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한 곳이 SK이노베이션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올해까지 10년간 이어졌다.
오 회장은 재단과 기업의 관계를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표현한다. 재단이 현장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만들고, 기업은 지속적인 후원으로 이를 실현하고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태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참여는 재정적 후원에만 머물지 않았다. 3회를 앞두고 새로운 이름을 고민하던 중 SK이노베이션 홍보팀이 ‘Great Music Festival’을 제안했고, 이후 미국과 헝가리의 SK이노베이션 현지 사업장에서도 GMF가 열리며 국내 발달장애 음악가들의 연주를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하나의 사회공헌 사업이 10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왔다는 점이다. 그 시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과 지역 기업들도 발달장애인의 음악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됐던 참가팀도 전국으로 확대됐다.
“처음 우리가 기대했던 것이 바로 확산이었어요. 그런데 10년을 지나면서 정말 전 지역으로 퍼졌습니다. 정부도 관심을 갖고, 지자체와 교육청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게 큰 보람이죠.”
재단의 경험과 기업의 꾸준한 지원으로 시작된 음악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발달장애인 음악단체가 활동하고 무대에 설 수 있는 환경을 넓혀가는 촉매제가 된 셈이다.
후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