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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9
"음악엔 장애·비장애 구분 없어… 단원들에게 오히려 한 수 배웠죠"
싸이의 ‘챔피언’, 김범수의 ‘보고 싶다’, 김종국의 ‘한 남자’. 이 히트곡들의 현악 편곡 작업에 참여한 음악인이 영화 음악 감독이자 작곡가인 박인영(50)씨다. 그는 가요뿐 아니라 영화 ‘창궐’과 ‘특별 시민’ ‘피에타’ 등의 음악을 맡아서 지난해 미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 됐다.
영화 음악과 가요를 넘나들면서 활약하는 그가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특별한 협업을 했다. 발달 장애인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작곡 ‘다시 부는 바람’을 녹음한 것이다. 2006년 하트하트 재단(회장 오지철)이 창단한 이 악단은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워싱턴 D.C.의 케네디 센터, 예술의전당 등에서 950여 차례의 공연을 열었다. 이 악단이 디지털 싱글 음원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여름, 하트하트재단에서 보내온 이메일 한 통이 출발점이었다. 박 감독은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 여파로 연주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악단 단원들이 낙심하고 있는데 음원을 녹음하면 적지 않은 희망과 자극이 될 것이라는 제안을 받고서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3분 50여초의 연주곡을 직접 작곡했고, 지난달 경기도 파주의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거쳐서 단원 30여명과 녹음했다. 그는 “코로나로 우울한 심경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은데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듯이 언젠가는 희망도 찾아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주를 마친 뒤에는 서울 올림픽공원과 파주 스튜디오에서 뮤직비디오도 촬영했다. 작곡과 편곡, 지휘와 출연까지 ‘1인 4역’을 맡은 셈이다. 그는 “처음에는 막연하게 돕는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는데, 순수하고 재미있는 단원들의 모습에 내가 오히려 녹음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2018년 서울시향이 연주한 ‘애국가’의 편곡 작업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걸그룹 레드벨벳의 ‘빨간 맛’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하기도 했다. 그는 “음악에 장르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도 없다. 능력이 닿는 한 음악을 통해서 세상과 교감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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