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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발달장애인 연주단체 ‘하트하트오케스트라’ 9월 유럽 공연
하트하트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난해 8월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정기연주회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서 있다. 하트-하트재단 제공
■ 장애인‘하트하트오케스트라’ 오지철 하트 - 하트재단 회장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받아
파리·브뤼셀서 4차례 진행
창단뒤 그동안 피나는 연습
한국 장애인 예술 우수성 선사”
“우리 단원들이 보다 넓은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감을 얻고 한층 더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유럽 공연을 앞두고 오지철(75·사진) 하트-하트재단 회장은 29일 이렇게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재외 한국문화원 순회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이번 연주회는 오는 9월 4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에서 펼쳐진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을 받아 파리 패럴림픽 기간에 진행하는 공연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오 회장은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연주로 한국 장애인 예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발달장애인 연주자 37명으로 이뤄져 있다. 나이 제한이 없어 현재 대학생부터 36세 단원까지 다양하다. 이번 공연은 파리의 120년 된 유서 깊은 공연장 살 가보와 한인침례교회, 브뤼셀의 왕립음악원과 한국문화원 등 4곳에서 진행한다. 안두현 지휘자의 지휘로 비제 카르멘 서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으로 처음 떠나는 이번 여정에 단원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런데 심벌즈, 북 등 타악기를 맡은 단원이 비행기 출발할 때 소음이 무섭다며 가지 않겠다고 했단다. “말은 그렇게 해놓고 지금 열심히 연습하고 있답니다. 단 한 명뿐인 퍼커셔니스트인데 안 가면 큰일이에요(웃음). 우리 오케스트라의 마스코트거든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습니다. 평소에는 거의 무표정했던 발달장애 연주 단원들이 연습하거나 무대에 올라가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합니다. 그런 마음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큰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장애인 중에서도 발달장애인은 음악을 가르쳐 연주하도록 하는 데 가장 어려움이 많다. 이들이 흘린 땀은 비장애인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에 설립된 하트-하트재단이 사회공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06년에 오케스트라를 창단했습니다. 창단 초기에는 단 몇 분도 앉아 있지 못하고 악보도 볼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한 명씩 매달려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했습니다. 엄청난 연습과 꾸준한 관리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지요.”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1200여 회 공연을 했다. 특히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찬양대합창제에 초청받아 카네기홀에서 연주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워싱턴 DC의 존 F 케네디센터에서 단독 공연도 했는데 다들 정말 놀라워했어요. 전원이 발달장애인이면서 클래식을 연주하는 단체는 전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어려워 해외 공연마다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 캐나다 등에서도 공연했으며 이탈리아, 홍콩에서도 초청을 받은 상태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언젠가 독일, 오스트리아의 음악 도시들을 돌며 공연하고픈 바람이 있습니다. 다양한 무대에서 장애인들도 음악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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