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살가보 극장에서 2024 패럴림픽을 맞아 오케스트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san@yna.co.kr 2024.09.07.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장애인이라고 도움만 받는 게 아니라 우리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린 함께 할 수 있다"
7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의 한복판 살가보 극장에서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의 발달장애인 36명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의 클래식 공연 실력을 뽐냈다.
2024 파리 패럴림픽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공연은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을 획득하며 파리올림픽 공식 문화행사로 인정받았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원장 이일열)이 현지 공연 준비와 지원을 맡았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1988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이 2006년 창단했다. 대학생부터 36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들이 모여 전 세계 유수의 공연장을 다니며 지금까지 무려 1천200여회 공연을 펼쳤다.
파리의 첫 공연인 이날 오케스트라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음악원 출신의 상임지휘자 안두현의 지휘로 비제의 <카르멘 서곡>,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 4악장>, <교향곡 9번 4악장>,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서곡> 등을 선보였다.
살가보 극장 1천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오케스트라가 마지막 곡을 채 마무리 짓기도 전에 박수와 환호 갈채를 보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오케스트라는 앙코르곡으로 장소적 특색을 살려 프랑스 대표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을 연주했다. 첫 멜로디가 흐르자마자 프랑스 관객들은 환호성을 치며 기립 박수를 쳤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두 번째 앙코르곡으로 프랑스 국가 ‘마르세예즈‘를 선택했다. 국가 연주에 프랑스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함께 즐겼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예정에 없던 세 번째 앙코르곡까지 연주하고 오케스트라는 무대에서 내려갔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
이들의 무대를 본 베아트리스씨는 프랑스인 특유의 "울랄라"를 연발하며 "너무 엄청났다. 얼마나 연습했을지 상상도 안 된다"며 "특히 앙코르곡들이 너무 훌륭했다"고 만족해했다.
줄리에트씨도 "이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었던 무대"라며 "음악에 빠져 즐겁게 웃으며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하트하트재단의 오지철 회장은 "포용성과 다양성, 연대 의식을 추구하는 패럴림픽에 맞춰 발달장애인들의 음악을 통해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성이 부족한 발달 장애인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아무리 힘들어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며 "예술을 사랑하는 민족답게 프랑스인들이 공감을 많이 해줘서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트롬본 연주자인 전진(24)씨는 "프랑스에서 꼭 연주하고 싶었는데 소원을 이뤘다"며 "오늘 굉장히 좋았다. 너무 덥고 땀이 많이 나서 힘들긴 했지만, 연주자는 참고 해야된다"고 말했다.
연주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타악기 연주자 유용연(26)씨도 "재미있었다. 좋았다"고 이날 공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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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san@yna.co.kr)